온라인 수업, SNS, 카메라, 게임, 화상채팅, 온라인 교육 콘텐츠, 채팅, 온라인 소통의 문제 등등..
디지털 기기를 쓰지 않을 이유보다 써야 할 이유들이 더 많아진 시대에 살고 있다.
내 어릴 적 티비 시청시간으로 부모에게 잔소리 듣던 시절이 그리 오래된 이야기는 아닌데 이제 우리 삶 속 깊이 다양한 디지털 기계들이 들어와 있다. 단지 티비와 실랑이하던 우리 부모님 시절이 더 쉬웠을까..
스마트폰을 지금 사줘 말어?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고 학년이 올라가면서 누구나 생각해봄직한 고민이다. 단지 스마트폰 뿐일까, 노트북에다 요즘엔 근사한 패드들도 아이들에게 주어진다. 아이들끼리 스마트폰 메신저로 서로 만날 약속을 잡는 것부터 시작해 소통도 메신저로 이어지고, 인스타그램 같은 SNS를 통해 서로 생활을 들여다보고 자기를 표현하는 시대의 아이들이다.
스마트폰이라는 이 매력적인 기기는 ebook, 녹음기, 비디오, 스케줄, 메신저 등 말로 다 언급하기 어려울 만큼 다양한 기능으로 우리 일상 곳곳에서 필요한 많은 일들을 함께 해주고 있다. 이러한 편리함을 다른 대체 기기들로 채우고 불편함을 감수하며 최대한 스마트 기기로부터 가능한 멀어져 있어야 할 것인가, 아니면 시대에 걸맞게 디지털 기기들을 활용하면서 테크놀로지에 더 가까이 다가가 현명하게 디지털 기기를 사용하는 법을 배우는 게 나은 방법일까? 아니면 요즘 같은 때에 필수다 보니 교육의 목적으로 아이들에게 기기를 일정 시간 줬다가 매일 다시 확 뺏어버리면 되는 것일까? 혹은 미디어와 디지털 기기의 허용은 그저, 어떤 시기적인 문제일까? 중학교 때쯤 허용해 주면 될 거 같다거나..
이쯤 되니 머리가 복잡해지기 시작한다.
아니 복잡할 필요 없이 벌써 우리 아이는 스마트폰에 중독된 게 아닐까, 그 기기들을 통해 무엇을 보고 있을까 벌써 의심하는 단계에 빠진 부모들이 더 많은 실정일 것이다.
개인적으로 아이들을 양육할 때 우리가 편리함만 추구할게 아니라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아이들이 배워나가야 할 성품이나 어떤 교육적 가치에 더 유익하다면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불편함은 그렇다고 치고, 부모인 나는 어떻게 디지털 기기들을 활용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아이들 중독만 걱정할 때인지? 아이들의 거울이 되는 부모들은 스마트기기들을 손에서 떼어놓고 있는지를, 아이들 눈을 마주 보고 대화하는 시간 대비, 디지털 기기를 쳐다보고 있는 시간도 생각해봐야 한다.
아이가 어느 정도 나이가 되면, 기기를 사 주든 사 주기를 미루든 둘 다 상당한 노력이 필요하다. 기기를 사 주지 않는 것도 어려움이 있겠고, 기기를 사 줘도 문제다. 테크놀로지에 관해 아이들에게 적극적으로 멘토링 하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기기 사용에 신중하게 사용하는 모범을 보여야 하고, 오프라인 환경에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줘야 하고 또한 실수를 수습하는 법을 가르치는데 집중해야 한다.
부모들은 아이가 게임이나 그룹 채팅, 나이대에 적합하지 않는 영상, 웹툰, 소셜 미디어 등에서 겪을지 모르는 우리 아이에게 나쁜 일을 막는데만 집중한 나머지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지 본을 보이는 일은 간과하곤 한다. 문제는 생기기 마련이다.
아이들의 현명한 디지털 기기 사용은 현명한 부모의 멘토링에 달려있다.
인터넷 사용을 제한하는 방식은 잠시 효과를 볼 수도 있겠지만, 먼저 책임감 있게 이용하는 방법을 아이와 함께 토론하고 아이에게 테크놀로지를 이용한 소통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들을 알려줘야 한다.
아이의 나이와 성격에 따라 다르겠지만, 부모가 그은 경계선안에 얌전히 머무르길 기대하는 것이 현실적일까? 아니다 싶을 때 멈출 수 있도록 현실 세계와 디지털 세계 양쪽에 현명하게 대처할 수 있는 판단력과 감각을 길러줄 필요가 있다. 디지털 기기 사용의 위험성을 잘 알고 필요한 툴을 적절히 잘 사용할 줄 아는 성숙한 디지털 사용자가 되는 방법을 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
티비 시청이 수동적인 소비인 것처럼 우리가 현재 사용하는 테크놀로지도 역시 소비 활동으로 많이 이용되고 있지만, 어떤 사람들에게는 창조적인 통로로 사용되고 있다. 무언갈 만들고, 창의력을 뽐내고, 피드백을 받고 공유하며 배울 기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 또한 중요한 경험이며 아날로그의 창작 활동과 그리 다르지 않다고 할 수 있다. 또 이러한 기술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 우리 아이들이 그런 사람들이 될 수 있지 않을까?
나또한 아이의 디지털 기기 사용에 대해 고민 중이다. 어떤 이유로 주었든, 이미 아이에게 쥐어준 것을 그저 뺏을 수만은 없다. 어떻게 아이에게 책임감을 심어주고 기기에 종속되지 않고 잘 활용하는 방법을 알려줄 수 있을지 우리 아이에게 적합한 방법을 찾아가고 있다. 나 또한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족하고 나 스스로 키워내야 할 역량이지만 *디지털 네이티브로 살아갈 우리 아이들에게 *디지털 리터러시는 키워줘야할 능력일 거라 생각한다. 누군가가 이미 만들어 놓은 것을 효과적으로 잘 활용하는 것도 유익한 면이 있지만, 소비자보다 생산자로 성장하고 창조하는 능력을 키워 나는데 도움을 주고 싶은 게 엄마 마음이다.
*디지털 리터러시
디지털(digital)과 문해력(literacy)의 합성어로, 디지털 정보를 읽고 쓰는 능력을 뜻한다. 디지털 리터러시는 디지털 시대에 갖춰야 할 역량으로 테크놀로지를 이용하여 정보를 검색·해석·가공·생산하는 것뿐만 아니라 미디어를 비판적으로 수용하며 타인과 올바르게 소통하고 교류하는 태도, 더 나아가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포괄하는 개념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디지털 원주민)
스마트폰과 같은 디지털 기기가 있는 환경에서 어릴적부터 성장한 세대로 디지털 기기를 잘 활용하는 세대를 뜻하는 말이다.
아날로그 시대에 성장해 디지털 세계에 적응한 '디지털 이주민(Digital immigrants)' 세대보다 인터넷을 적극적으로 사용한다는 특징이 있다. 디지털 이주민은 아무리 노력해도 아날로그적 취향을 완전히 떨치지 못해 이주민으로 전락한다는 의미가 있다. 2001년 미국의 교육학자 마크 프렌스키가 2001년 발표한 논문(디지털 원주민, 디지털 이민자)에서 처음 사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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